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이 이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때는 부의 상징이었고, 어느 집 찬장에나 한 병쯤은 꼭 있었던 바로 그 술. '시바스 리갈 12년 (Chivas Regal 12 Year Old)'입니다.
솔직히 요즘 젊은 분들은 "그거 아저씨들이나 마시는 술 아냐?" 하고 좀 올드하게 생각하시죠. 저도 싱글몰트 위스키니 버번이니 찾아다니느라, 이 녀석을 좀 등한시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우연히 다시 마셔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 클래식은 영원하다더니... 이유가 있었구나."
편견을 내려놓고 다시 마셔본 시바스 리갈 12년, 그 부드러움에 대한 기록입니다.
1.조니워커 블랙이랑 뭐가 달라?
보통 편의점이나 마트 가면 조니워커 블랙이랑 나란히 서 있잖아요. 둘 다 블렌디드 위스키의 양대 산맥이죠.
가장 큰 차이는 '스모키(연기)' 유무입니다. 조니워커 블랙이 스모키하고 남성적인 느낌이라면, 시바스 리갈은 스모키함 없이 정말 '부드럽고', '달콤하고', '섬세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위스키 처음 드시는 분들께는 오히려 시바스 리갈이 훨씬 접근하기 쉽습니다.
2.향: 과수원의 사과와 꿀
잔에 따르고 향을 맡아봤습니다. 알코올이 튀는 느낌이 거의 없어요. 대신 아주 향긋한 '야생화 꿀' 냄새와 잘 익은 '사과' 향이 진동을 합니다. 거기에 약간의 허브 향(헤더)도 느껴지고요.
확실히 조니워커 블랙의 거친 느낌과는 다릅니다. 향부터가 아주 친절하고 상냥해요.
3.맛: "이래서 리갈(Regal: 제왕의)이구나"
한 모금 마셔봤습니다.
입안에 들어오는 질감이 정말 크리미합니다. 혀에 닿자마자 꿀을 한 스푼 머금은 듯한 단맛이 느껴지고, 바닐라, 잘 구운 빵, 그리고 사과의 풍미가 아주 조화롭게 섞여 있습니다. 끝맛에는 약간의 견과류(헤이즐넛) 같은 고소함도 남고요.
무엇보다 '목 넘김'이 예술입니다. 걸리는 것 하나 없이 그냥 스르륵 넘어갑니다. 왜 예전에 비즈니스 접대 자리에서 이 술이 빠지지 않았는지 알겠더라고요. 호불호 없이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거든요.
4.어떻게 마시면 제일 맛있을까?
물론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부드러워서 좋지만, 시바스 리갈의 진가는 '하이볼'에서 터집니다.
일명 '시바스 하이볼'. 시바스 리갈 1 : 탄산수 3 비율로 섞고, 레몬 슬라이스 하나 딱 띄우면... 그 꿀 향과 과일 향이 탄산을 타고 올라오는데, 정말 고급스러운 음료수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짐빔이나 산토리 하이볼보다 훨씬 고급진 맛이라고 생각해요.
총평: 구관이 명관이다
요즘 힙하고 비싼 위스키들 정말 많지만, 가성비와 접근성, 그리고 이 정도의 '부드러움'을 갖춘 술은 흔치 않습니다.
- 위스키 입문자인데 독한 건 싫은 분.
- 조니워커 블랙의 스모키 향이 싫었던 분.
- 집에서 실패 없는 맛있는 하이볼을 만들어 드시고 싶은 분.
마트에서 시바스 리갈 12년이 보인다면, "에이 촌스러워" 하지 마시고 한번 집어보세요. 돌고 돌아 결국 다시 찾게 되는, 가장 편안한 친구 같은 술이 되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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