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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포도를 말려서 만든다고? 이탈리아 와인의 왕, '토마시 아마로네' 솔직 시음기

by 그냥 회사원 2025.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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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말 큰맘 먹고 오픈한 와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평소에 마트에서 2~3만 원대 와인만 마시다가, "나도 진짜 진한 와인 한번 마셔보자" 하고 벼르고 벼르다 데려온 녀석입니다.

이탈리아 와인의 3대장 중 하나이자, 발폴리첼라 지역의 자존심. 바로 '토마시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입니다.

이름이 참 길죠? '토마시'는 와이너리 이름이고, '아마로네'는 와인 종류, '발폴리첼라 클라시코'는 지역 이름입니다. 그냥 줄여서 다들 '토마시 아마로네'라고 부르죠.

이 와인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만드는 방식 때문입니다. 수확한 포도를 바로 즙을 짜는 게 아니라, 대나무 선반 위에서 3~4개월 동안 바짝 말립니다. (이걸 '아파시멘토' 공법이라고 하더라고요.)

포도가 건포도처럼 쪼그라들면서 수분은 날아가고 당도와 향은 미친 듯이 농축되는데, 그 포도로 와인을 만드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죠?

 

1.향: 농축된 건포도와 초콜릿 향

잔에 따랐는데 색깔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냥 붉은색이 아니라, 아주 깊고 어두운 검붉은 색입니다. '루비색'보다는 '석류색'에 가까워요.

코를 대는 순간, "와... 진하다"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일반 와인에서 나는 신선한 과일 향이 아닙니다. 햇빛에 잘 말린 건포도, 자두 잼, 무화과 같은 아주 진득하고 달콤한 과일 향이 묵직하게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 뒤로 가죽 냄새, 다크 초콜릿, 그리고 약간의 향신료 향이 따라오는데, 향기만 맡아도 벌써 취하는 기분이네요.

 

2.맛: 15도의 알코올이 느껴지지 않는 벨벳 같은 부드러움

한 모금 입에 머금어 봅니다.

가장 놀라운 건 '질감'입니다. 와인이 물 같지 않고 마치 우유나 실크처럼 입안을 꽉 채우는 느낌? 바디감이 엄청납니다.

맛은 향에서 느꼈던 그 건포도와 체리 잼의 풍미가 입안에서 팡팡 터집니다. 중요한 건, 포도를 말려서 당도를 높였지만 와인 자체는 '달지 않다(Dry)'는 겁니다. 단 향은 나는데 맛은 드라이하고, 쌉싸름한 맛이 끝에 남습니다. (아마로네라는 이름 자체가 '쓰다'라는 뜻에서 왔다고 하네요.)

도수가 무려 15도인데, 알코올이 튀지 않고 목 넘김이 정말 부드럽습니다. 마시고 나면 목구멍이 뜨끈해지면서 기분 좋은 열감이 올라오네요.

 

3.총평: 특별한 날을 위한 명품 와인

이건 꿀꺽꿀꺽 마시는 와인이 아닙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와인을 '명상주(Vino da Meditazione)'라고 부른다고 해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조용한 음악 틀어놓고 와인만 홀짝거리며 명상하듯 즐기라는 거죠.

물론 안주랑 먹는다면 스테이크나 양갈비처럼 아주 무거운 고기 요리, 아니면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같은 꼬릿하고 딱딱한 치즈랑 최고로 잘 어울립니다.

  • 평소 가벼운 와인은 밍밍해서 싫었던 분.
  • "와인에서 초콜릿 맛이 난다고?" 궁금하신 분.
  • 정말 소중한 사람과 분위기 잡고 싶은 날.

토마시 아마로네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겁니다. 가격대가 좀 있어서 자주는 못 마시겠지만, 한 병 비우고 나면 "돈 열심히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멋진 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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