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제가 '려 고구마 100%'를 소개하면서 "이건 진짜 마니아를 위한 술이다", "흙내음과 탄내가 난다"고 했었죠. 확실히 100% 고구마는 그 강렬한 개성 때문에 호불호가 좀 갈리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고구마 소주가 궁금하긴 한데 너무 센 건 무섭다... 하는 분들을 위한 완벽한 대안을 가져왔습니다.
같은 국순당 '려(驪)' 시리즈지만, 결이 완전히 다른 술. 바로 '려 증류소주 40도'입니다.
자세히 보셔야 합니다. 병은 똑같이 생겼는데, 라벨에 고구마, 쌀 블랜딩 증류소주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건 여주산 고구마 증류 원액과, 여주산 쌀 증류 원액을 블렌딩(섞음)한 술입니다. 향이 강한 고구마에 깔끔한 쌀을 섞어서 밸런스를 맞춘 거죠. 과연 이 '짬짜면' 같은 조합이 어떤 맛을 낼지, 바로 마셔봤습니다.
1.향: 은은해진 고구마, 꽃향기 같은 화사함
잔에 따르고 향을 맡아봤습니다. 확실히 100% 고구마 버전이랑 다릅니다.
100% 고구마 버전은 "나 고구마야!!! 흙!! 불!!" 하고 소리를 질렀다면, 이 블렌딩 버전은 "안녕하세요, 저 고구마도 좀 들어있어요~" 하고 상냥하게 인사하는 느낌?
특유의 콤콤한 흙내음이나 탄내는 거의 빠졌습니다. 대신 고구마의 달콤한 향기는 은은하게 남았고, 쌀 소주 특유의 깔끔하고 화사한 향이 더해져서 전체적으로 아주 향긋합니다. 약간 과일 향 같기도 하고, 꽃향기 같기도 하네요. 훨씬 맡기 편합니다.
2.맛: 40도 맞아? 미친 목 넘김
한 모금 마셔봤습니다.
와... 진짜 부드럽습니다. 40도라고 적혀 있는데, 체감상 25도 정도로 느껴질 만큼 목 넘김이 매끄러워요. 이게 쌀 증류 원액이 들어가서 그런 것 같습니다. 화요나 일품진로에서 느꼈던 그 깨끗한 질감이 여기서도 느껴지네요.
첫맛은 쌀 소주처럼 깔끔하게 들어오는데, 중간부터 "어? 나 고구마야" 하면서 그 구수하고 달큰한 고구마 풍미가 스윽 올라옵니다. 그리고 끝맛은 다시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고구마의 개성은 살리되, 부담스러운 부분은 쌀이 싹 덮어준 느낌. 블렌딩 비율이 몇 대 몇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가 막히게 섞었네요.
3.총평: 입문자를 위한 최고의 고구마 소주
만약 "나 고구마 소주 처음 마셔보는데 뭐 살까?"라고 묻는다면, 저는 무조건 이 '블렌딩 버전(려 증류소주)'을 추천하겠습니다.
100% 버전이 야생마 같은 매력이라면, 이건 잘 훈련된 명마 같은 느낌입니다.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어요.
- 고구마 소주의 향은 궁금한데, 특유의 쿰쿰함은 싫은 분.
- 쌀 소주(화요 등)는 너무 심심해서, 좀 더 향긋한 걸 찾는 분.
- 어떤 안주와도 잘 어울리는 식중주를 찾는 분.
이 술은 회나 매운탕 같은 한식은 물론이고, 파스타 같은 양식이랑 먹어도 튀지 않고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마트에서 '려'를 고르실 때, 꼭 뒷면 라벨의 원재료명을 확인하세요. 쌀과 고구마가 같이 적혀 있다면, 오늘 소개한 이 부드러운 녀석입니다. 실패 없는 선택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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