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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데킬라, 소금 찍고 원샷만 하셨나요? 음미하며 마시는 '1800 레포사도' 후기

by 그냥 회사원 202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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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은 '데킬라'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클럽에서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털어 넣는 술? 다음날 숙취로 머리 깨지는 술? 저도 예전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데킬라도 위스키처럼 향을 즐기며 마시는 술이다"라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며 사본 술이 있습니다. 바로 '1800 레포사도 (1800 Reposado)'입니다.

일단 병 모양부터가 범상치 않죠? 마야의 피라미드를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묵직하고 각진 게 술장에 놓으면 존재감이 장난 아닙니다.

이름에 있는 '1800'은 데킬라를 오크통에 숙성하기 시작한 1800년도를 기념하는 숫자라고 하네요. 그리고 중요한 건 '레포사도(Reposado)'라는 등급입니다.

투명한 데킬라(블랑코/실버)를 오크통에 넣고 최소 2개월에서 1년 미만으로 숙성시킨 걸 레포사도라고 부릅니다. 즉, 날것의 거친 맛은 다듬고 오크통의 풍미를 입힌 녀석이죠.

 

1.향: 풀냄새와 바닐라의 오묘한 조화

잔에 따르니 아주 연한 황금빛이 돕니다. 향을 맡아보면 데킬라 특유의 그 풋풋한 풀냄새(아가베 향)가 납니다. 그런데 저렴한 데킬라에서 나는 역한 알코올 냄새가 아니라, 아주 신선한 식물 냄새 같아요.

그리고 그 뒤로 오크통 숙성 덕분에 은은한 바닐라 향과 버터 같은 고소한 향이 따라옵니다. 확실히 투명한 데킬라보다는 향이 훨씬 부드럽고 풍성하네요.

 

2.맛: 부드럽고 미끄러운 질감

보통 데킬라는 털어 넣고 "크아!" 해야 하는데, 이건 그냥 홀짝 마셔봤습니다.

입안에 들어오는 느낌이 꽤 미끄덩합니다. 오일리하다고 하죠. 첫맛은 아가베의 달달함이 느껴지고, 이어서 약간의 스파이시함(후추 같은 맛)이 혀를 톡 건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오크통의 바닐라 맛이 부드럽게 감싸주네요.

물론 40도라서 목 넘김이 뜨끈하긴 하지만, 목을 긁는 거친 느낌은 없습니다. 위스키랑은 또 다른 매력이에요. 뭔가 더 야생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

 

3.어떻게 마시는 게 좋을까?

이 술은 스트레이트로 조금씩 음미하며 마셔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소금, 레몬 없어도 됩니다!)

하지만 진짜 추천하는 건 '데킬라 선라이즈'나 얼음 가득 채운 '온더락'입니다. 특히 온더락으로 마시면 얼음이 녹으면서 데킬라의 단맛이 더 잘 올라오더라고요.

그리고 뚜껑(스토퍼)이 꽤 묵직하고 커서 이걸 샷 잔으로 쓰시는 분들도 계신데, 위생상 그냥 전용 잔에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웃음)

 

4.총평: 데킬라의 재발견

호세 쿠엘보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도 좋지만, 조금 더 돈을 보태서 1800 레포사도를 드셔보시면 "아, 데킬라가 원래 이런 맛이구나" 하고 느끼실 겁니다.

  • 맨날 마시는 위스키가 지겨울 때.
  • 파티 분위기는 내고 싶은데 싸구려 술은 싫을 때.
  • 칵테일 기주로 쓰기에 좀 고급진 걸 찾을 때.

1800 레포사도는 아주 훌륭한 선택입니다. 가끔은 멕시코의 태양을 느낄 수 있는 이 한 잔이 위스키보다 더 맛있게 느껴질 때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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