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제가 그동안 화요, 문배술, 마한 오크처럼 쌀이나 조, 수수 같은 '곡물'로 만든 증류주들을 주로 마셔봤는데요.
오늘은 재료부터가 완전히 다른 술을 한 병 가져왔습니다. 바로 '추사 40 (Chusa 40)'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추사 김정희' 선생이 떠오르긴 하는데(실제로 그분이 예산 출신이라 이름을 따왔다고 해요), 술 자체는 감이 잘 안 오죠?
이건 쌀, 보리 같은 곡물이 아니라... 100% '사과'로 만든 술입니다. 네, 우리가 아는 그 '예산 사과'요.
즉, 이건 '애플 브랜디'입니다. 프랑스 노르망디에 '깔바도스(Calvados)'가 있다면, 한국 예산엔 '추사'가 있는 셈이죠.
사과로 어떻게 40도짜리 술을 만들었을지, 맛은 어떨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1. 첫인상: "은은한 황금빛의 정체"
일단 잔에 따라봤습니다. 색이 투명할 줄 알았는데, 아주 옅은 황금빛, 볏짚 색이 돕니다. 알고 보니 이 술, 오크통에서 3년 이상 숙성을 거쳤다고 해요. 그래서 이런 색이 나는 거였습니다.
2. 향: "이건... 100% 사과다"
그리고 잔에 코를 대는 순간... 와. 향이 정말... 이건 그냥 '사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그 달달한 '사과 주스' 냄새가 아니에요. 아주 잘 익은 사과 껍질에서 나는 그 상큼하고 '화사한' 향. 그리고 그 뒤로 오크통 숙성에서 온 바닐라 향과 꿀처럼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받쳐줍니다.
문배술이 '향긋한 배 향'이었다면, 이건 '상큼한 사과 향'이네요. 향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3. 맛: "40도, 부드럽고 상큼한 반전"
40도짜리 술이라 긴장하고 한 모금 마셨습니다. 그런데... 어?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네요.
목을 탁 치는 알코올의 느낌보다는, 혀에 닿을 때부터 그 사과의 상큼한 '산미'와 은은한 '단맛'이 먼저 느껴집니다.
문배술이 '향'은 배인데 '맛'은 드라이한 곡물주였다면, 추사 40은 '향'과 '맛'이 '사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입안 가득 그 사과의 풍미가 싹 퍼지다가, 마지막에 오크의 스파이시함이 살짝 정리해 줍니다.
4. 여운: "기분 좋은 깔끔함"
목 넘김도 아주 깔끔합니다. 마시고 나서 입안에 텁텁함 대신, 그 상큼했던 사과 향이 계속 맴도네요. 40도짜리 술인데도 뒷맛이 이렇게 상쾌할 수 있다니, 이게 과실 증류주의 매력인가 봅니다.
총평: "위스키, 소주와는 또 다른 K-브랜디"
이건 '소주'라고 부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냥 '한국형 애플 브랜디', 그 자체네요.
쌀 소주(화요, 문배술)의 깔끔함, 오크 숙성 소주(마한 오크)의 묵직함과는 완전히 다른, 과실주 특유의 '화사함'과 '상큼함'을 가진 술입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 평소 깔바도스나 럼처럼 과일 베이스의 스피릿을 좋아하는 분.
- 독한 술은 싫지만, '향'이 좋은 술을 스트레이트로 마셔보고 싶은 분.
- 식후에 마실 깔끔한 '디저트 술'을 찾는 분.
이건 한식보다는 '치즈 플래터'나 '하몽', '까망베르 치즈' 같은 거랑 먹으면 단짠상큼 조합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아예 식후에 디저트 대신 딱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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